저는 사실 다른 학원을 따로 찾아본 적도 없고, 그냥 영화 입시 학원을 검색 했을 때 뜨는 학원 중 씨네 학당이라는 이름이 가장 마음에 들어서 상담 받으러 온 후 바로 등록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게 또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ㅋㅋㅋ 처음 상담했을 때 학원의 분위기나, 틀에 박힌 딱딱한 질문이 아닌 좋아하는 영화를 먼저 물어보시는 것에 놀랐고, 꼭 지금이 아닌 나중에 등록해도 괜찮다고 하시는 원장 선생님의 태도에 꼭 다니고 싶다고 생각하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좀 많이 내향적인 탓에 글쓰기나 면접 연습을 할때 자신을 드러내는 것에 어려움을 많이 겪었습니다. 또 그런 어려움을 굳이 선생님께 얘기 하지도 않는 성격이라 꽤 답답하셨을텐데 ㅠㅠ 포기하지 않고 잘 이끌어주시고, 또 나중에는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주셔서 너무 큰 도움이 됐습니다. 수시 때 전부 불합격 받았을 때나 정시 때도 제 스스로 재능이 없는 거 아닐까… 내 길이 아닌 거 아닐까… 싶은 마음에 선생님께 오는 연락도 다 피하고 학원도 잘 안 나갔었던 적도 있었구요. 수업하면서 정말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면 관두는 게 낫다고 자주 말씀하셨는데 저는 그 말 때문에 더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힘들어서 다 관둬버리고 싶어도 나중엔 억울해서 못 관두겠더라구요. 내가 이렇게 영화를 좋아하는데 어떻게 포기하냐 뭐 이런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그렇게 정시 때 수능 반영 전형으로 서울예대에 다시 도전했는데 그 전날 새벽 1시까지 계속 면접 연습을 하고 멘탈이 탈탈 털린 상태로 실기를 보러갔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마음은 뭐… 또 떨어질테니까 긴장하지나 말자… 이런 생각으로 갔었어요. 작문으로는 최근 본 영화 중 제일 별로였던 영화와 어떻게 바꿔야 더 좋은 영화가 될까? 뭐 이런 주제였는데 저는 <완벽한 타인> 을 예로 들었고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되는 영화인 <12인의 성난 사람들>, <헤이트풀 8>, <대학살의 신> 을 하나 하나 비교하면서 이렇게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라고 써서 냈었습니다.
면접이 제일 문제였는데… 수시 때는 엄청 딱딱한 분위기라 긴장해서 기계처럼 딱딱 대답만 하고 나왔는데 정시 때는 수시 때랑 다르게 편안한 분위기였어서 대화하듯이 보고 나왔습니다. 준비했던 좋아하는 영화나 감독에 대한 질문도 없었어요. 그냥 좋아하는 책이 어떤 거냐, 만약에 배우가 중요한 장면을 찍기 싫다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 이런 질문들이었는데 대답하면서 중간 중간 농담도 치시고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였어서 다 보고 나오면서 뭔가 얼떨떨한 기분이었… 면접인데 면접 같지 않은 면접이었어요. 그래서 이번에도 떨어지려나 싶어서 합격 확인도 안 했는데, 나중에 등록금 납부 문자 왔을 때 너무 놀라서 현실 같지가 않았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이 얼만큼 이 일을 좋아하냐에 달렸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선생님이 너만큼 영화 좋아하는 애 없다고 하셨을 때 그 말처럼 고맙고 보람찬 게 없었습니다. 합격하고 나서 계속 감사하다고 할때마다 선생님께선 제가 해낸 거라고 하셨는데 저 혼자선 절대로 합격까지 올 수 없었을 겁니다.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씨네 학당에서 배운 모든 것들이 끝에는 많은 부분에서 저를 성장시켰고, 도움이 되었습니다. 아직도 합격했다는 게 스스로도 안 믿기고 합격후기를 쓰고 있다는 사실도 웃깁니다. 제가 그닥 모범적인 학생은 아니었어서. 살짝 후회스러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살면서 많은 선생님에게 가르침을 받아왔지만 정말로 제가 원해서 배우고 싶었던 것들을 배울 수 있었던 곳은 씨네 학당뿐이었습니다. 선생님께 너무너무 감사드려요…ㅠㅠ 씨네 학당 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