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O훈 (김포제일공고)

저는 공업고등학교에 다녔습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성적이 안 돼서 지역 내 질 나쁜 학교인 공고로 진학하게 되었지만, 기술을 배워서 빨리 취업해, 돈 걱정 없이 살 것이라는 생각으로 자신을 위로하면서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3년 동안 남들보다 더욱 열심히 기술을 배웠고, 남들 보다 더욱 열심히 자격증을 많이 취득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3년이라는 시간을 좋아하지도 않은 기술을 배우면서 지내게 되자, 순전히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돈 걱정 없이 사는 것이 아닌,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늘 후회하며 살아갈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라는 생각에 영화로 결정하게 되었고, 시기가 늦은 만큼 학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여 5월에 씨네학당으로 가게 되었습니다.

씨네학당에 처음 전화 상담을 받아 봤을 때, 제가 여태까지 다녔던 자격증 학원이나, 인문 학원처럼 ‘너는 여기 오면 뭐든지 된다!’ 가 아닌, ‘네가 할 수 있으면 뭐든지 된다!’라는 식으로 상담을 해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순전히 원장선생님의 진실한 상담에 끌려다니게 되었지만, 다니면 다닐수록 ‘영화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이라는 원장선생님의 교육 목표 덕에 이곳에서 모든 열정을 바쳐서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용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영화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이라는 목적으로 시작한 영화공부는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습니다. 물론 입시라는 것이 쉬운 것이 아니긴 하지만, 특히 저는 입시 기간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의 무시를 견디며 공부를 해야 했습니다. “자격증도 많고 성적도 좋은 놈이 왜 이상한 길로 빠지려고 하냐.” “좀만 하고 그만두겠지. 뭐.” 이런 소리를 대 놓고 하는 선생님들도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으로 인해서 상처도 많이 받았고, ‘내가 진짜 헛바람만 든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까지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무시로 인해 자존감이 떨어진 상태로 학원에 가면,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함께 보듬으며 헤쳐 나갈 친구들이 있었기에 버틸 수 있었습니다. 그러는 도중, ‘유한킴벌리 주최 29초 영화제’를 선생님과 함께 준비하게 되었고, 그 결과 제가 연출한 작품이 대상이라는 수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영화의 제목은 ‘잊혀지지 않을 머리’입니다. 제목을 그렇게 지은 이유는 생전 처음 제가 좋아하는 것을 하면서 얻은 성과였고, 저를 무시하던 사람들에게 저의 진심을 보여주었던 첫 결과물이고, 스스로 절대 잊혀질 수 없는 기억이기에 그렇게 짓게 되었던 것입니다. ‘영화가 나에게 말을 거는 순간’, 제가 만든 그 영화는 처음으로 저에게 칭찬해준 것입니다. 7월에 접어들었을 때쯤, 저는 지금의 저의 능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선생님의 권유로 동아방송예술대학교에서 주최하는 청소년 캠프인 DINFAC 2017에 참여 하게 되었습니다. 캠프 기간 조끼리 시나리오를 작성해서 단편 무성 영화를 만들어야 하는 작업이 있었는데, 저는 학원에서 배웠던 스토리 구성이나 연출 방식을 이용하여, 다른 조들이 하지 않던 이야기로 단편 영화를 만들 수 있었고, 그 결과, 시사회 때 최우수상이라는 상도 받게 되었습니다. 학원에서 배웠던 것들이 단순히 입시에서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닌, 그 이후에 무대인 현장에서까지 빛날 수 있는 값진 공부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학원에 함께 다니던 친구들처럼 같은 꿈을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 있었기 때문에 가장 재미있게 공부하며 즐겼던 것 같습니다. 미래 후배들에게는 그런 대학교에서 진행하는 캠프에 꼭 참여하도록 권유해 보고 싶습니다. 특히 동아방송예술대는 캠프에서 받은 상이 대학입시에 가산점이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대학입시 기간이 되었을 때, 처음에 입시를 너무 만만하게 생각했던 저는 면접 준비와 실기 준비를 하면서 선생님에게 많이 혼나게 되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저는 화가 났습니다. 선생님에게 혼나서 화난 것이 아닌, 내가 이것밖에 하지 못한다는 사실에 저 스스로 화가 났던 것입니다. ‘아 나를 무시했던 사람들이 나의 이런 모습을 보고 무시했던 것이구나.’ 자신에게 화가 많이 났던 만큼 더욱 자신을 채찍질하였고, 선생님도 그 채찍질을 도와주었습니다. 원서를 넣었던 학교들이 많은 만큼 떨어진 학교들도 많습니다. 저는 그 떨어진 경험으로 인해서 자괴감에 빠지지 않고, 오히려 정신적으로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엔 가지지 못하던 생각들과 열정을 얻게 되었고, 덤으로 동아방송예술대 합격까지 얻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대학입시를 위해서 씨네학당을 알아보고 있는 미래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특히 저처럼 공업고등학교거나, 혹은 학교성적이 좋지 않다고 영화에 대한 열정을 숨기고 있는 친구들에게 하고 싶은 말입니다. 주변의 무시와 반대에 못 이겨서 삶의 의미를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이 펼칠 수 있는 열정과 노력은 당연히 저를 뛰어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10년, 20년 뒤에 저의 후기를 읽고 현장이나 대학으로 진출한 후배들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공부도 못하고 말도 횡설수설하고, 글도 잘 못 쓰던 저를 여기까지 끌어올려 주신 원장선생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