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간절히 원했던 서울예대를 4번의 시험을 보고 붙게 되었습니다. 20살이 되고나서부터는 상업영화 현장 일을 같이하면서 입시준비를 한 재수생이고요. 어디서부터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고3으로 거슬러 올라가볼게요. 저는 고3 수시 때 문창과를 준비했었는데 그 과정에서 시나리오와 연출에 더 흥미를 느끼게 되어 영화과로 방향을 전환했습니다. 당시에는 영화에 관련된 용어나 이론들을 전혀 몰랐고 말 그대로 백지상태로 시험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질문 받았던 이론에 대해서 하나도 대답을 못했고 결과는 예비도 못 받은 채 불합격이었어요. 그 이후에 제대로 정시를 준비를 해야 했는데 혼자서 공부하기가 너무 막막하여 학원을 알아보게 되었습니다. 여러 곳을 상담한 결과 소수정예라고해도 최소 정원이 9~10명이라 고민이 되었습니다. 그러던 도중에 서울예대를 검색했고 연관 검색어에 씨네학당이란 곳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저는 집중적인 교육을 받고 싶었는데 씨네학당은 학원이 아닌 그룹형 과외 방식이고 1:1이 수업도 가능하다고 하여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예술적으로 생기셔서 첫인상부터 강렬했던 남자선생님이 저를 담당해주셨고 1:1로 수업을 진행했는데요. 수업을 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쌤이 정말 예리한 눈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글 쓸 때 가장 큰 문제는 문창과와는 다른 방식으로 작문을 써야 해서 영화적 글쓰기가 무엇인지 고민이 많이 되었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야기의 연결이 매끄러운지, 근본적으로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지적해주셨습니다. 이론의 경우 제가 많이 어려워했던 기술파트에 대해 전문적으로 지도해주셨는데요. 영화 현장에서 오랫동안 일하신 경험이 있으셔서 다양한 사례들과 자료나 경험담을 통해 재미있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수업을 듣고 보니 제가 수시 때 받았던 면접 질문들은 영화학도라면 꼭 알아야 되는 아주 기본적인 것이었어요. 그래서 아무 준비 없이 깡으로 갔던 것이 조금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면접은 남자 선생님과는 정 반대되는 성향의 여자 선생님이 맡아주셨습니다. 연습을 할 때마다 실제로 면접을 본다는 마음가짐을 가지게 해주셨고 안 좋은 습관들을 콕콕 다 끄집어내주셨죠. 하지만 나름대로 정말 열심히 했음에도 정시 결과는 불합격이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준비 기간이 짧았던 것도 있지만 낮은 내신과 특유의 덤벙거리는 스타일이 유독 많이 보여서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걱정과 의욕이 앞서서 너무 정신없이 면접을 봤던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정말 많이 힘들었고 멍했습니다. 선생님들도 큰 실망을 하셨고요. 하지만 많은 응원과 위로를 통해서 빨리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좌절의 시간을 겪고 제가 택한 것은 반수를 하면서 상업영화 현장 일을 하는 것이었고 저는 조명부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입시를 준비하면서 배웠던 이론들이 현장에서 먹혀들었습니다.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은 실질적으로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용어들과 각 파트 별 곤조 (根性)에 대한 정보들인데요. 나이 지긋한 감독 급 어르신들이 부르는 일본식 이름들을 막내인 제가 철석같이 알아듣고 움직이다보니 엘리트 막내라는 칭찬을 듣게 되었습니다. 이왕 재수를 해야 한다면 학교에 들어가기 전에 현장 경험을 제대로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입시에서 배운 것들이 입시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제 영화 인생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 정말 기뻐요. 결국 이런 배움과 경험들이 저만의 내공이 되었고 서울예대 면접을 볼 때 여자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어필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는 중간 중간에 시간이 될 때마다 수업을 받았습니다. 계획한 만큼 여유가 남질 않아서 예전만큼 수업을 듣진 못했지만 선생님들이 간간히 보내주셨던 자료들과 팁이 도움이 되었고 전화통화와 몇 번의 수업을 통해서 보완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현장과 입시를 병행하다가 수시를 보게 되었는데요. 의도치 않게 현장이야기를 계속해서 말하게 되었고 저는 학교를 성실하게 다니지 않을 학생으로 보였습니다. 불합격을 통보받고 다시 돌아간 현장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했습니다. 그리고 깨달았던 것은 영화 현장도 정말 즐겁고 행복하지만 이제는 서울예대에서의 학교생활과 기본적이고 체계화된 교육이 누구보다 간절하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저의 진심은 서울예대 합격이라는 결과를 만들었습니다. 제 경우에는 학교라는 곳을 바라보며 준비했던 기간 동안 정말 많은 성장을 했습니다. 1년 재수로 서울예대를 들어가게 되었기 때문에 현역들보다 재수생들에게 응원을 해주고 싶은데요. 입시에서 떨어지면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고 너무 괴롭지만 시간이 지나고 멀리서 보니까 그게 그렇게 심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다음시험을 다시 잘 보면 되니까요! 남들보다 1~2년 늦는다는 것이 오히려 무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저처럼요. 계획을 잘 세워서 영화의 꿈을 놓지 않고 성실하게 노력한다면 그 내공은 어디론가 도망가지 않습니다. 저는 1년 늦었지만 서울예대에 들어가면 더욱 빛을 발할 자신이 있습니다. 쌤들 합격할 때까지 도움주시고 응원해주시고 정말 감사드립니다. 더욱 멋진 제자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