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O교 (삼산고)

안녕하세요! 2018 정시에서 서울예대, 상명대에 합격한 정O교입니다. 작년 이맘 즈음 이 사이트에서 합격 수기를 보며 나도 웃으며 당당히 쓸 수 있을까 생각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참 감개무량합니다.

저는 작년 5월부터 학원에 다니며 입시대비를 시작했습니다. 많은 학원을 돌아다니며 상담을 받아보면 제 말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노골적으로 학원을 홍보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학교에 무조건 합격시켜준다고 단언하는 모습을 보고 호감이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접한 씨네학당 역시 별 기대 않고 갔다가 바로 등록하게 되었습니다. 원장선생님이 저에게 좋아하는 영화는 무엇인지 물어보시고 실기 준비하기에 너무 늦은 것이 아닌가 걱정할 때 늦지 않았다고 말해주시면서 솔직하게 답변해주시는 모습에 짧은 대화 속에서 진정성을 느꼈습니다. 저는 그거 하나 보고 등록했습니다.

저도 그랬듯 입시 준비하는 분들이 지금 시작하기에는 너무 늦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하실 거라 짐작됩니다. 돌이켜보면 시간이 길고 짧고는 그리 중요치 않았고 얼마나 효율적으로 이용할지가 중요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확고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깨 닳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원장선생님의 덕이 컸습니다. 밤낮을 새 가며 나름으로 열심히 준비했다고 생각한 수시에서 모두 불합격을 받고 자괴감에 한동안 헤맸습니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망나니처럼 놀러 다니기만 했었죠. 그때 원장선생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지난날을 돌아보며 무엇이 부족했고 내가 이 일을 왜 해야 하는지 끊임없이 답을 찾으려 했습니다. 결국, 스스로를 믿지 못한 나약한 마음가짐이 문제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반드시 해야 행복할 거라는 확고한 마음을 갖게 되었습니다. 그 에너지로 정시에 모든 것을 쏟아부으니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학원에 다니며 영화감상 및 분석, 작문, 스토리 창작 같은 과제를 하며 많은 것을 배웠지만 무엇보다도 작품제작이 가장 도움이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작품제작을 왜 해야 하는지 의문이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29초 영화제 한편을 찍어보며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친구들과 함께 의견조율도 해보고 캐스팅부터 촬영, 편집같이 모든 과정을 서툴지만 직접 체득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참여한 작품이 대상 수상을 하며 단순히 입시를 위함이 아니라 자신감과 영화를 더욱더 좋아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고 면접에서 ‘나’라는 사람을 더 어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는 평소에 저의 주장을 뚜렷하게 전달하는 사람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수시 때 면접은 무리 없을 거라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면접장 안에 들어가기만 하면 머리가 하얗게 변하면서 영혼 없는 말을 계속 내뱉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8번의 면접과 8번의 불합격을 맛보고 완전히 자신감을 잃었습니다. 그 후로 정시를 앞두고 더 치열하게 준비했습니다. 면접에 말할 내용도 새롭게 바꾸고 낯선 사람 앞에서 떨지 않는 연습을 했습니다. 그렇게 첫 정시 면접인 세종대학교에서 교수님들과 면접을 보면서 처음으로 일방적으로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이 아닌 탁구 치듯이 대화를 한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교수님이 저에게 많은 관심이 있는 듯한 눈빛을 보았죠. 비록 붙지는 못했지만 발전한 저의 모습이 신기하고 자랑스러웠습니다. 이번 서울예대 정시 작문에 친구라는 주제가 나왔었습니다. 아무런 긴장 없이 “다른 사람보다 조금 창의적으로 쓴 것 같은데, 어떠세요 교수님들?“ 이라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제가 쓰고 싶은 말을 편지형식으로 적어 내려갔습니다. 희한하게 자신감이 얻어져서 그런지, 내려놓아서 그런지 그렇게 떨리던 면접도 정말 신나게 제가 하고 싶은 말 당황하지 않고 원 없이 말하고 왔습니다. 그래서 한껏 자신감을 받고 다른 학교에서도 저의 특유의 능청과 자연스러움을 내비치려 많이 노력했고 합격이라는 공감을 얻은 것 같습니다. 면접은 정답이 없고, 부담 없이 모든 것을 내려놓았을 때 비로소 본 모습이 나옵니다. 교수님들은 그런 저희를 보고 싶어 하십니다. 긴장할 필요 없습니다.

반 년 넘게 씨네 학당을 다니며 저는 다방면으로 성장했습니다. 좋은 친구들과 밤낮으로 같이 공부하고 좋은 선배님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선생님의 수업을 통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어진 것 같습니다. 정말 값진 경험을 했습니다. 모든 분께 감사합니다. 저는 이제 이 추억을 간직한 채 더 큰 세상으로 나가고자 합니다. 지금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방 천장에는 합격 통지서가 붙여져 있습니다. 밤마다 이걸 보면서 히죽거립니다. 19학번을 준비하시는 영화과 여러분들도 저처럼 좋은 결과를 얻어 가실 수 있습니다. 물론 지치고 힘들 때가 더 많을 겁니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 이런 고생을 하는 건지 되새기면서 마음을 다잡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