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합격 신화는 책으로 편찬할 정도로 스펙터클합니다. 아마도 진학 가이드 부문 베스트 셀러 감일 것입니다. 욕심 많은 어머니로 인해 많은 과외를 받아왔습니다. 저는 언어,수학,영어 외 속독, 사회 과외까지 받았지만 성적은 심해의 언저리에 늘 정착했습니다. 그럼에도 제 특유의 낙천주의로 인해 별 걱정은 없었습니다. 대학은 안가도 그만이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고2 초 여름, 우리 집 대문을 열고 새로운 과외 선생님이 오셨습니다. 영상 선생님이라고 하시는데 어머닌 소개만 시켜주고 반 강제로 상담을 하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성적을 듣곤 한숨을 쉬며 입학사정관제를 준비하자고 했습니다. 저는 과거에 한국애니메이션 고등학교에 지원한 경험이 있는데 아쉽게 떨어졌지만 영상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진지한 다큐멘터리도 좋아하고 센스 넘치는 광고도 좋아했습니다. 그래서 영상에 대한 수업과 실습을 하면서 작품 제작 준비를 겸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극도로 낮은 집중력과 지루함을 참지 못하는 고질병을 가졌는데 영상 수업만큼은 늘 재밌게 임했던 것 같습니다.
영상 수업은 주입식보다는 토론식의 수업 위주였고 단순한 영상 이론이 아닌 항상 철학적이고 사회 문화와 연결되어있는 공부를 하나씩 해나가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정치에 관심이 많은 저는 선생님과 많은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인문학에 대해 한 수 배우기도 했습니다. 저는 보수적 성향을 가졌지만 선생님은 좌빨(?)의 성향을 가졌기에 항상 서로 대립되었습니다. 특히 18대 대선 때는 수업 중 서로 신경전까지 펼쳐졌습니다 ㅋㅋ 그래도 성재기 대표가 사망했을 때 함께 애도를 표하기도 했었습니다. DSLR을 들고 실습수업을 해나가면서 촬영에 대해 쥐뿔 모르던 제가 EBS PD와 작가들이 칭찬할 정도로 훌륭한 촬영 감독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촬영은 특히 편집할 때 일취월장할 수 있었는데 선생님이 제가 찍은 영상을 보면서 하나부터 100까지의 지적을 해주었습니다. “이렇게 촬영하면 편집에 못쓴다. 무빙의 기본은 스텝이다. 호흡법이 틀렸다. 인물을 잡을 땐 ~” 등등 직접 보며 느끼니까 쉽게 와닿고 개선할 수 있었습니다. 편집도 장르별로의 문법을 익히면서 에디우스와 프리미어 중심으로 잘 다룰 수 있도록 많은 연습을 하게 되었습니다. 두 달간의 이론과 기본 실습을 거친 다음 바로 공모전에 출품할 작품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아이템을 구상해서 대본을 쓰고 선생님과 함께 토론하면서 수정하고 다음 단계로 통과되면 콘티를 그리고 촬영 계획을 세부적으로 세우고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처음엔 짧은 UCC 제작을 하면서 영상 문법을 익히고 편집과 자막, 효과, 애프터 이펙트 기본까지 공부하면서 실력을 키워갔습니다. 영상 편집 시에 유용한 포토샵 활용도 배워갔는데 재미있는 과제가 많아서 즐겁게 공부했었습니다. 학기 중에는 UCC 제작 위주로 하다가 방학 때는 긴 호흡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했습니다. 다큐멘터리는 제가 평소에 다루고 싶었던 주제를 선택했는데 이 때 정말 개고생 했습니다. 합법적으로 촬영할 수 있는 소재가 아니었기 때문에 선생님과 함께 007 작전을 펼치면서 어렵게 진행해나갔습니다. 많은 사전 조사와 인터뷰를 하면서 촬영하고 만드는 기술뿐 만아니라 영상을 제작하는 PD로써 책임감과 정의감을 가질 수 있었고 내적인 성장을 크게 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이때 현직 PD로 일하는 선생님이 대단해보였고 저도 막연히 시작했던 영상에 대한 꿈을 확고하게 다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큐멘터리 제작 후 수상도 하고 결과가 만족스러웠지만 제작 과정을 돌이켜볼 때 제 장점과 스타일을 발휘할 수 있는 장르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창의적인 발상과 새로운 시도를 즐기는 저는 광고를 선택했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은 긍정적으로 바라보셨고 이후 광고홍보학 수업을 하면서 시기적으로 맞는 공모전이 있으면 지원했습니다. 어릴 적부터 콘티 (칸 만화)를 자주 그리고 자유로운 발상에 단련이 되어있는 우뇌 덕분에 광고 제작하면서 많은 칭찬을 받고 더욱 재밌게 공부해갈 수 있었습니다. 광고에서 큰 공모전 대상을 수상하고 EBS에서 주관하는 스쿨리포터 활동도 열심히 하면서 재미있게 공부해갔습니다. 돌이켜보면 좋은 대학을 바라고 영악하게 임하기보다는 진심으로 즐기면서 주도적으로 공모전을 찾고 구상하고 제작해갔습니다. 수시 준비 기간에는 자기소개서와 포트폴리오를 작성해야 했는데 많은 활동과 에피소드를 선별을 해야 했습니다. 꾸준히 최선을 다한 시간들을 돌이켜보면서 실적 중심보다도 목표를 향해 한발 한발 내딛은 발자국 중심으로 새겨갔습니다. 선생님과 함께 수시로 회의도 많이 하고 타이포부터 레이아웃까지 세심히 신경 쓰면서 만들어갔습니다. 저는 낮은 성적임에도 불구하고 연세대, 중앙대, 동국대, 한양대, 경희대, 인하대에 지원했습니다. 결국 연세대와 중앙대를 제외하고 모든 학교에 1차 합격을 하게 되었고 선생님과 면접 준비를 체계적으로 하였습니다. 저는 인문학적 소양이 나름 풍부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면접은 자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선생님과 모의 면접을 해보면 항상 뭔가 부족했습니다. 진심과 감동이 없는 예능이랄까? 면접이라는 게 막상 물어보면 내 경험이라 해도 말문이 쉽게 트이지가 않는데 제가 해온 것의 대한 핵심 있고 임팩트 있는 정리된 대답을 자연스럽고 진심이 느껴지게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그 학과에 대해 얼마만큼 열의가 있는가도 중요하지만 감독관에게 진심이 느껴지게 말하는 기술 또한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실제로 학교마다 면접을 보면서 너무 잘 하려고 노력한 곳은 결과가 좋지 않았습니다. 반면 있는 그대로 진심이 느껴지게끔 본 곳은 결과가 좋았습니다. 당연한 것 같지만 실제 면접관들 앞에 서면 진심을 보이기 힘듭니다. 마지막으로 선생님 칭찬을 좀 해보자면 본인은 겸손해하지만 저는 과대평가를 아끼지 않습니다. 얘기를 나누다보면 대입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인생의 굴곡이 많으신 분임을 느낍니다. 외적인 감각은 엄청 트렌드에 빠르게 적응을 하지만서도 내적인 학문적 소양이나 철학적인 사색이 많으신 분입니다. 그야말로 친구 같은 훈장님 같습니다. 앞으로의 수강생들이 분명 다양한 개성을 가지고 있겠지만 모두 배우는 시간동안 즐거움이 곁든 자기발전을 느끼실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거 쓰느냐고 힘들었으니 선생님께서 같이 놀아주실 것을 기대하며 이만 수강후기 마치겠습니다. 여러분도 두서없는 글 읽느냐고 수고하셨습니다! 후회 없는 선택 씨네학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