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5일 발표 예정이라 인터넷 방송을 하고 있었는데 28일, 갑자기 합격자 발표가 됬으니 확인하라는 문자가 날아왔습니다. 방송 중에 잠시 화면을 끄고 확인하는데.. 합격이라는 단어를 보고 그 자리에서 비명을 질렀습니다. 녹화본을 보니 흡사 미친 사람 같더군요 .. 그만큼 서울예대 합격이 절실했던 저였는데 이젠 안심하고 이렇게 합격후기를 쓰고 있네요. 저는 영상특성화고등학교 출신으로 영화 제작도 해봤고 나름 영화에 대한 자신이 있었습니다.
혼자서 이야기 구성 해보고 면접 준비도 하면서 수시에서 당연히 합격할 것이라는 근본 없는 자신감이 생겼고 수능 공부는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결과는 5군데 모두 불합격이었고, 영화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합격할 수 없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집안 사정이 그리 썩 좋지가 않고 영상고등학교에서 영화이론은 다 배웠고.. 질문하면 바로 대답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해서 수강료를 내고 학원에 다니는 것이 여전히 꺼려졌습니다. 부모님께서는 영화 입시 학원이 있는 줄도 모르고 계셨습니다. 그렇게 시간은 흘러 12월이 되었고, 결국, 서울예대 실기를 한 달도 남겨놓지 않은 상태에서 대체 뭘 어떻게 준비해야 될 지 감이 잡히지가 않아서 불안한 마음에 상담을 받고 씨네학당에 등록을 하게 되었습니다. 등록을 하고 집에 오는 길에도 ‘영화를 좋아하는 것만으로는 안되는건가?’ 이런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습니다. 수업을 듣기 시작하면서 제가 배웠다고 생각한 영화이론들이 정작 모의 면접에서 질문을 받으니 정작 말로 설명이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본 개념은 머리에 있었기에 설명을 조금만 들어도 금방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제 이런 상태를 금방 파악하시고는 그 후 이론수업에서 항상 기본개념을 콕 찝어주신 뒤에 제가 모를 수 있는 부가적인 설명을 덧붙여주셔서 정리가 되어있지 않던 영화이론을 확실히 정리할 수 있었습니다. 플랑세캉스나 흑백영화에 대한 부분처럼 몰랐던 부분은 선생님께서 처음부터 차근차근 설명해주셔서 역시 금방 배울 수 있었습니다. 이야기 구성도 제가 자신 없던 부분 중 하나였습니다.첫 이야기는 아무 주제도 없고 결말도 완성되지 않은 불합격할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이야기가 나왔을 정도로 글솜씨가 없었는데 영상고에서 시나리오는 많이 보다 보니 어떤 글이 잘 쓴 글인지는 알겠는데 제가 그런 글을 쓰지 못하는 사실이 너무나도 분했었습니다. 선배로써 동아리 후배 녀석들 시나리오 보고 이런 점이 잘못됬다면서 고치라고 지적하던 저인데 제 이야기를 똑같이 지적당하는데 더 분했던건 제가 글을 제출하면서도 그 부분을 지적당할 것을 대충 짐작하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야기구성도 지속적으로 하면서 저만의 색 있는 플롯을 하나 둘씩 찾아내다보니 요령이란 것이 생겼고, 사진에 맞춰서 끼워맞출 수 있게끔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사진에 따라서 되게 차이가 심했는데 제 경우에는 거의 모 아니면 도였습니다. 정말 제대로 된 이야기가 나오거나 쪽박을 차거나 였는데 다행히 시험 당일날엔 제대로 된 이야기가 나와서 운이 좋게 합격할 수 있었네요. 씨네학당 다니면서 또 느낀 점 중 하나는 정말 최상의 환경에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 배고프면 밥 사주시고 졸리지 않게 폭풍바람 들어오도록 창문도 열어주시고 정말 집에서 공부하는 것보다 더 편하게 공부할 수 있습니다. 너무 편해서 가끔씩 정말 집같기도 했습니다ㅋ 가장 기억에 남는건 선생님들께서 영화를 정말 좋아하신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열정적으로 가르쳐주셨고 더욱 재밌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영화 얘기를 할 땐 흥분해서 줄거리를 나열하기도 하고 재미없을 것 같던 고전 영화도 빠져들어서 하루에 세 편씩 보기도 하고 놀란 감독 필모그래피도 전부 찾아보았습니다. 서로 영화의 인상 깊었던 장면을 얘기하다가 흥분해서 그 장면을 직접 연기해서 재연하기까지 했습니다. 씨네학당 수업 횟수는 원래 8회였는데 입시 전 정리가 덜 돼서 더 많이 가다보니 수업을 한 12~13회 들은 것 같네요. 서울예대 실기 교실 들어가기 직전까지 쌤이랑 이야기 구성 어떻게 할지 전화로 고민하고 모의면접도 본 게 정말 큰 도움이 됬던 것 같습니다. 전날까지 쌤이랑 밤새 통화하면서 모의 면접 보고 그거 녹음해서 서울예대 가는 길에 이어폰 꽂고 자면서 들었는데 정말 모의면접 때 받은 질문들이 실제 면접 때 많이 나와서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원래 목표였던 서울예대 입시가 끝나고 씨네학당과의 수업은 끝이 났지만 쌤은 개인적으로 계속 톡, 전화로 상담해주시고 명지대 영화분석 어떻게 해야할지 방향 잡아주시고 긴장 풀어지지 않게 꽉 잡아주셔서 명지대 영화분석 시험까지 잘 마무리하고 올 수 있었습니다. 씨네학당에 등록한 12월 25일 크리스마스부터 서울예대 실기를 본 1월 12일까지 영화를 위한 나날을 보냈고 정말 순수하게 영화를 좋아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입시가 끝나 여유가 생기니 게임도 하고 잠도 10시간씩 자고 있는 지금은 내심 영화를 위한 그 18일이 그리워지기도 합니다. (물론 다시 영화 입시를 보라고 하면 도망갈 겁니다.) 선생님 ! 진짜 감사합니다. 입시는 끝났지만 또 흥분해서 영화에 대해 떠들고 싶습니다. 다음엔 서울예대 영화과 13학번으로 놀러 갈게요 ㅋㅋ 하고 싶은 말은 정말 많은데 글 솜씨가 없으니 정리는 안되고 이거 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